암환자 백신 접종, 치유 여부 상관 없이 우선해야

입력2021.06.06. 오전 9:30

 

 수정2021.06.06. 오전 9:32

백영미 기자

 

CAR-T 등 제외 대부분 암 치료 중 환자

암 치료 종료 후 추적관찰 중이거나
완치 후 장기 생존자도 똑같이 접종 권고

원본보기

[서울=뉴시스]김형수 기자 =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 진행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접종센터 입구에 놓인 실내 입간판이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붙여놓고 간 출입용 스티커들로 가득 차있다. 2021.06.04. kyungwoon59@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암은 한국인 사망원인 1위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158.2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암 치료가 여전히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다. 현재 암을 치료 중인 환자와 암 치료를 끝낸 후 추적 관찰 중이거나 완치된 장기 생존자는 백신을 접종해도 될까. 6일 대한종양내과학회와 김열 국립암센터 가정의학클리닉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암 환자와 완치된 장기 생존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될까?

"암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중증도와 합병증,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서 공통으로 정의한 백신 접종 우선순위 그룹 중 하나다. 특별한 예외 조건이 없는 경우라면 현재 암 치료 진행 여부와 상관 없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우선 대상자로 고려된다. 즉, 백신은 현재 대부분의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동종 혹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및 CAR-T 등의 일부 세포치료를 제외)와 암 치료 종료 후 추적 관찰 중에 있거나 완치된 이후의 장기 생존자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권고된다. 암 환자의 70%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하거나 암이 완치되는 시대다. 현재 국내에서 암 치료를 마치고 살아가는 암 생존자들은 200만 명 정도 되는데, 암 뿐 아니라 여러 건강문제를 복합적·포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암 환자는 암이 재발하고 2차암(처음 겪었던 암 외에 새로운 부위에 생기는 암)이 생겨 치료받다가 사망할 수 있지만, 암이 아닌 다른 질병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암 환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안전한가, 부작용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

"현재까지 암 환자에서 항암치료 등에 의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위험성이 증가하거나 효과가 감소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면역생성 과정에서 일부 환자들에서는 관절통, 발열, 오한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접종 이후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나 항히스타민제의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 일부 보고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한 혈전 이상 반응에 대해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이를 백신의 아주 드문 부작용으로 보고했다. 따라서 관련 질환을 동반하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 백신 접종 이후 복통 및 흉통, 극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두통과 시야장애, 출혈, 피부의 출혈 병변 등 증상이 발생하는 환자들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현재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되나

"그렇다. 수술과 방사선 치료 뿐 아니라 고형암의 전신 치료로 일반 항암제(세포독성 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호르몬제 등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도 대부분 특별한 금기사항이 없는 경우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다만, 자가·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나 면역억제치료, 세포치료(CAR-T)를 시행 받았거나 치료받을 예정인 환자들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길 바란다."

-현재 암 치료 중인 환자는 어느 시기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나

"백신 접종의 최적 시기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현재로선 부족하다. 다만, 암 치료를 위한 수술을 계획하는 경우라면 최소 수 일의 여유를 가지고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비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경우 최소 2주 이상 간격을 확보해야 한다. 세포독성 항암치료인 경우에도 각 항암치료제의 특성과 환자의 개별적 상황을 고려해 의미 있는 호중구 감소증(혈액 내 호중구 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한 상태)을 피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아직 항암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약 2주간의 간격을 가지고 백신 접종을 치료 이전에 고려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다른 항암제와 동일한 접종 지침이 권고되고 있다. 다만, 혈액암에서 주로 시행되는 자가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나 면역억제치료, 세포치료(CAR-T)를 시행 받았거나 시행 받을 예정인 환자들은 치료 완료 후 최소 2~3개월 정도가 지난 뒤 접종이 권고되고 있어 담당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하다."

-현재 완치된 상태의 암 환자들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하나

"그렇다. 현재 암 치료가 종결되거나 과거 치료 이후 완치돼 추적 관찰만을 시행 중인 암 환자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동일하게 접종받을 수 있다. 접종에 따른 부작용도 굉장히 드물지만 면역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보다 면역력이 좋은 젊은층에서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부작용에 대해 특별히 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노인이거나 심장질환, 뇌질환이 있는 암환자들은 병으로 인해 기저질환이 악화되거나 폐렴과 같은 중증질환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있어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당연히 건강한 사람보다 우선적으로 빨리 접종해야 한다."

-현재 임상 연구에 참여 중인 암 환자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나

"그렇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위해 각 임상연구의 연구계획서상 이에 관한 규정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이전 반드시 임상연구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암 치료로 두 번째 접종시기를 놓쳐 권고된 시점 이후 맞았거나 혹은 맞지 못한 경우 추가 접종이 필요한가. 면역억제치료 중 호중구 감소증 등 면역이 저하된 시기 접종이 이뤄졌다면 추가 접종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다. 현재로선 세 번째 접종은 권고되지 않는다. 되도록 접종 간격을 준수할 수 있도록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길 바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나 피해야 하는 암 환자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

"조혈모세포이식이나 면역글로불린 등의 강력한 면역억제치료와 CAR-T 등 일부 세포치료제를 제외한 나머지의 경우 암 치료 시행과 상관없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명적인 골수독성 및 기능저하가 예상되거나 면역저하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백신 접종에 의한 치명적인 과민반응이 예상되는 경우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담당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10535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