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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한방울로 4개 암 '정조준'

돌손 1 687 2023.05.22 19:27

피아니스트→재료공학자, 소변 한방울로 4개 암 '정조준'

  • 기자명 

  • 입력 2023.05.22 16:50 
  •  수정 2023.05.22 17:11

 

 

[뉴2030⑥]정호상 재료연 박사
대사산물에서 정상인·환자 차이점 입증 "발상의 전환"
"실시간 정확도 99%, 현재 상용화 위해 기업과 논의 중"
"출연연 역할, 가치관과 비슷해···실용적 연구 지속할 것" 

정호상 재료연 박사. 1988년생인 그는 포항 출신이다. 초중고를 서울에서 나온 후 학위를 위해 POSTECH을 10년간 다녔다. 이후 2016년 재료연에 입사했다. 현재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에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와 센서를 구성하는 기능성 나노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정호상 재료연 박사. 1988년생인 그는 포항 출신이다. 초중고를 서울에서 나온 후 학위를 위해 POSTECH을 10년간 다녔다. 이후 2016년 재료연에 입사했다.현재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에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와 센서를 구성하는 기능성 나노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본래는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다. 피아노 선생님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4살 때부터 건반을 두들겼다. 하지만 예체능 입시란 쉽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재료공학을 전공한 아버지가 보였다. 흥미도 유전일까. 스스로도 생물, 바이오, 재료공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게 재료공학자의 길을 택했다. 건반을 치던 손은 이제 약물을 만지고 신호를 진단한다.

 

정호상 박사가 첫 직장으로 한국재료연구원을 택한 이유다.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지향한다던 정 박사. 그는 그의 바람대로 최근 대중친화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소변 한 방울로 전립선암과 췌장암을 실시간 진단할 수 있는 스트립형 센서다. 정상인과 환자를 99% 이상 구분해 낼 정도의 정확성까지 확보했다.

정 박사는 "재료와 바이오가 만날 때 생기는 현상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포항공대(POSTECH)에서 학위를 딴 뒤 바이오 머티리얼을 다루고 있다"며 "국민들의 건강에 닿을 수 있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 99% 정확도, 암 조기 잡는다 
 

정호상 재료연 박사 연구팀의 스트립형 소변 센서 시연 영상. [영상=재료연 제공]

암은 여전히 국내 사망률 1위다. 어느 정도 정복 했다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게 현실이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진단법 자체가 대중화되어 있지 않다. 고통이 크기 않기에 조기 발견이 어렵고 이는 곧 발병 후 생존율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매일 국내에서 14명이 췌장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이유다.

 

정 박사는 생존율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그러기 위해선 조기 발견, 조기 진단이 우선이었다. 스스로 언제든지 진단할 수 있는 간단한 키트가 필요했다. 코로나19처럼 말이다. 그는 이 시기를 앞당기는 것만으로도 기술개발의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피를 뽑는 순간 의료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혼자선 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피만큼 생체 정보를 갖고 있는 검체를 찾아야 하는데 눈물, 땀, 소변, 침 등이었죠. 그중 소변은 혈액만큼이나 대사산물이 많이 들어있어요. 하지만 그 성분들이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죠. 이게 암 환자와 정상인이 서로 다르다는 건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그 차이점을 구분하긴 쉽지 않았어요. 고가의 큰 장비가 필요하거든요. 저흰 여기에 초점을 맞췄어요."

라만분광법이라는 게 있다. 쉽게 말해 분자에 빛을 쏘는 식이다. 빛을 받은 분자는 진동하는데, 화학물질마다 그 형태가 다르다. 이를 스펙트럼으로 나타내면 진동에너지만으로 화학물질의 정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신호가 굉장히 미세하다는 단점이 있다. 정 박사는 이를 10억배 이상 증폭시키는 소재를 개발하고, 이 소재를 스트립형으로 센서화했다. 소량의 소변(10uL)으로 정상인과 암환자를 구별할 수 있게 된 원리다.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도 별도로 개발했다. 

임상시험도 빠지지 않았다. 췌장암과 전립선암 병원 시료 100개를 만들어 신호를 측정했다. 그 결과 99%의 정상인과 암환자 구별 정확도를 입증했다. 

개발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바이오 연구 특성상 임상 검체를 얻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췌장암 환자의 소변 시료를 받아야 하는 정 박사는 더더욱 그랬다. 기술개발에 약 2년을, 임상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이 부을 정도였다. 

"이제 진짜 되는 기술인지 계속 검증했어요. 지금 몇백명 단위 임상은 적죠. 상용화를 위해선 최소 천명, 만명 단위로 가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국내 여러 병원과 협력 중입니다. 임상 환자를 최대한 모아서 기술 신뢰를 높이고 싶어요."

◆ 발상의 전환, 암 4종 타깃
 

연구팀이 개발한 스트립 형 소변 센서 개발과 현장 암 진단 기술의 모식도. 정 박사는 "해당 기술을 결핵 진단에도 활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진=재료연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스트립 형 소변 센서 개발과 현장 암 진단 기술의 모식도. 정 박사는 "해당 기술을 결핵 진단에도 활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진=재료연 제공]
기존엔 DNA, RNA(리복핵산)와 같은 진단 바이오마커를 찾아야만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 코로나19의 경우도 그렇다.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바이오마커를 발굴, 여기에 적합한 항체를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특이 케이스였을 뿐, 사실 이 과정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바이오마커 자체를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 박사는 발상을 전환했다. 바이오마커를 찾아 진단법을 개발하는 게 아닌, 사람이 배출하는 대사산물에서 일반인과 환자의 차이점을 발견해내는 식이다. 때문에 췌장암, 전립선암 외에 모든 암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특정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하는 게 아닌, 대사산물 자체를 증폭시키는 원리기 때문이다. 현재 정 박사는 폐암, 대장암까지 범위를 확대, 환자 300명에 대한 분석도 마친 상태다.

그는 "암 4종에 대해 정상인과 환자를 구별하는 기술을 실험실 수준에선 어느 정도 끝난 상태"라며 "올해 안에 눈에 띌만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상용화를 위해 기업과도 컨택 중"이라고 밝혔다. 

◆ 공학자로서의 보람

"기업은 상용화 위주의 연구를 많이 해요. 학교는 기초원천 연구를 주로 하고요. 출연연은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어요. 기초원천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게끔 말이에요. 제가 출연연을 택한 이유입니다."

정 박사는 박사학위 이후 진로에 대해 고민했다. 해외로 나가 공부를 더 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 기업에 합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기초원천 기술이 실제 국민들에게 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고 싶었다고 한다. 재료연을 첫 직장으로 택한 계기다.

정 박사는 "산업을 부흥시키는 게 결국 국익이 되는 일이고, 이게 출연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중소기업의 기술을 키워주는 일도 포함된다. 이게 바로 내 가치관이었다. 기술개발이 기술개발로만 끝나지 않고,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간 쓸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 굳이 제품이 아니어도, 제품에 들어가는 기술이어도 된다. 공학자로서의 보람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걸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https://cp.news.search.daum.net/p/132825958 

Comments

또한세월 2023.05.23 00:43
그거 참, 신통하다 생각 했었는데~갈수록 정확성이 인정되고 대중화 되 가는 형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