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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자라나는 전립선암, 생존율 높이려면?

돌손 0 4,542 2020.02.11 19:05

 

소리 없이 자라나는 전립선암, 생존율 높이려면?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은 기대수명이 9~13개월인 만큼 환자 생존율을 높이려면 초기에 효과가 좋은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은 기대수명이 9~13개월인 만큼 환자 생존율을 높이려면 초기에 효과가 좋은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전립선암은 위암과 폐암, 대장에 이어 국내 남성이 많이 걸리는 4대 암종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6년 22만9180건의 암이 새로 발생했는데 이중 전립선암이 전체의 5.1%인 1만1800건으로 7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과거 고령층이 많이 걸리는 암종이었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생활로 현재 30~40대의 젊은 층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전립선암의 경우 초기증상이 거의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암이 뼈로 전이되거나 다른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유일한 답이다. 

 

■ 평균 생존기간 연장,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전립선암을 초기에 발견할 경우 95%이상의 완치율을 보인다. 초기 전립선암은 대부분 전립선에 국한돼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이성 전립선암의 경우 치료가 어렵다. 전이성 전립선암의 치료는 전립선암을 유발하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Androgen)을 낮추는 호르몬요법(ADT)이 이뤄지는데 일부 환자에게는 호르몬요법이 듣질 않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은 기대수명이 9~13개월인 만큼 초기에 효과가 좋은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치료성적이 좋지 않아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엔잘루타마이드(엑스탄디)와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자이티가)가 개발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엔잘루타마이드와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는 남성호르몬을 차단한다는 공통기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엔잘루타마이드는 남성호르몬수용체와 결합해 종양이 전이되는 것을 막고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생성되는 것을 차단하는 차이를 갖고 있다.

 

실제 이 두 약물은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아 현재 미국종함암네트워크(NCCN), 미국 비뇨기과학회(AUU), 유럽 비뇨기과학회(EUA) 등 모든 가이드라인에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엔잘루타마이드, 도세탁셀 3가지 약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전성수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은 “지금까지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엔잘루타마이드 신약치료는 항암화학요법 실패 이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환자 평균 생존기간은 1년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항암화학요법 이전의 1차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환자 평균 생존기간이 2~3년 연장돼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환자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선별급여로 인해 항암화학요법 전에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엔잘루타마이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새로운 선별급여로 인해 항암화학요법 전에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엔잘루타마이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 풀리지 않는 문제, '보험급여'  

전립선암은 크게 ▲초기 전립선암 ▲국소진행성 전립선암 ▲전이성 전립선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나눌 수 있다.  

전립선암은 암의 대부분이 전립선 세포에 발생하는 선암으로 초기발견 시 완치율이 높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전립선암의 치료가 쉽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잘못된 인식이 전이성 전립선암 항암치료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보험급여가 되는 전립선암치료제 신약들이 국내에서는 짧으면 70개월 많게는 85개월이 지나서야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의료진도 고통스러워하는 암환자들에게 함부로 신약을 권유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2018년 5월 전이성 전립선암에 해해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자이티가)와 카바지탁셀(제브타나)이 급여로 등재돼 다양한 치료옵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5월에는 보장성 강화정책의 일환으로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와 엔잘루타마이드가 1차 치료제로 선별급여가 적용돼 전이성 전립선암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 

 

이로 인해 고령의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들은 화학요법을 받지 않고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와 카바지탁셀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지난해 12월에는 심사평가원에서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따른 공고 개정안’을 통해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임상적 특수성을 감안해 전립선특이항원(PSA) 기준으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진단 및 반응평가 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대한비뇨기종양학회도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경우 전신치료에서 3주 간격의 도세탁셀과 프레드니손을 1차 항암치료로 고려하고, 항암제 투여 전 환자에서는 엔잘루타마이드 혹은 아비라테론을 1차 단독치료로 고려한다는 진료지침 개정안을 발표했다.

 

전성수 회장은 “치료옵션이 적었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 있어서 다양한 약제들이 급여등재에 성공함에 따라 국내 전립선암 치료환경이 한 단계 도약했다”며 “현재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경우 전신치료에서는 3주 간격의 도세탁셀과 프레드니손을 1차 항암치료로 고려하고 항암제 투여 전 환자에서는 엔잘루타마이드 혹은 아비라테론을 1차 단독치료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환자가 선별급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마약성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을 만족해야한다”며 “하지만 다학제진료로 치료가 이뤄지면서 다른 과에서 환자의 통증조절을 위해 진통제를 사용할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어렵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말기 암환자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하다. 하지만 암환자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항암치료다. 실제 암환자들이 말하는 항암치료의 고통은 죽음의 공포보다 심하다고 한다. 하루빨리 환자의 기준에 맞춰진 선별급여가 이뤄져 암환자들의 얼굴에 밝은 미소를 보기 바란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2111739002&code=9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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