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기자연구회-대한비뇨기과학회, ‘전립선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토론회

“전립선암이 우리나라 남성암 5위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조기 진단되지 않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사망률이 높습니다.”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한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비가 1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50세 이상 남성암 검진)에 포함해야 합니다.”

“전립선암은 느리게 진행하고 경과가 좋은 ‘순한 암’이 아니고 악성도가 75.7%나 되는 위중한 암입니다.”

의학기자연구회ㆍ대한비뇨기과학회 공동 주최해 지난 13일 오후 한양대병원 임우성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전립선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라는 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주관중 성균관대 의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전립선암은 2006년 10만명당 52명에서 2015년 68.6명으로 10년간 32%나 늘면서 위ㆍ폐ㆍ대장ㆍ간에 이어 남성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 됐다”며 “전립선암 발생률 대비 사망률이 15.2%일 정도로 위험한 암”이라고 했다.

주 교수는 “특히 전립선암 위험도를 나타내는 글리슨(Gleason) 점수가 높은 경우가 일본(56%), 미국(44%)보다 훨씬 높은 59%”라며 “일본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정부가 전립선암 조기 검진에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전립선암 생존율을 높이려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저렴하고 간편한 혈액검사인 PSA검사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50세 이상 남성암 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며 “최소한 66세 생애 전환기 검진에서라도 시행해 국민에게 안전하고 과하지 않은 전립선암 조기검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구 한림대 의대 비뇨의학과 교수(대한비뇨기과학회 부회장)는 패널 토론에서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완치는 물론 치료도 쉽지 않다”며 “특히 전립선암이 전이된 뒤 많이 발견돼 치료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환자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 다빈도 암에 비해 남성암 검진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중요해지고 있는 전립선암 검진은 여전히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달숙 전립선암환우건강증진협회 회장도 패널 토론에서 “전립선암 치료제 가운데 말기 치료제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으로 연간 수천만원이 들 정도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당국이 적극적 나서 환자 부담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은섭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서기관은 이에 대해 “PSA검사를 국가암검진에 넣으려면 국가암검진에 포함했을 때 암 생존율 향상 등에 대한 뚜렷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도 학계나 환자단체들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천준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국가암검진에 포함된 다른 암질환들이 정부가 요구하는 근거를 제시했기에 사업에 추가된 것이 아니라 정책적인 필요에 의해서 시행된 것이기에 전립선암도 조만간 남성암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승기 대한비뇨기과학회 보험이사(경찰병원 비뇨의학과 과장)는 “PSA검사비는 실제로도 1만원 정도에 불과해 비용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주관중 성균관대 의대 비뇨의학과 교수가 전립선암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