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에 남성호르몬 관여

[메디파나 뉴스 = 이정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과 증상악화에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파도바대를 비롯한 연구팀은 전립선암환자에 실시하는 '안드로겐차단요법'(ADT)이 감염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세계적 암전문지 '애널즈 오브 온콜로지'(Annals of Oncology) 인터넷판에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으로 증식하기 때문에 작용을 약물로 억제하는 ADT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탈리아북부 베네토주의 전립선암환자를 조사한 결과 ADT를 실시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코로나19 감염률과 중증화 비율이 크게 낮았다.

이는 남성호르몬이 바이러스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에도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효소 'TMPRSS2'는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 등 세포 표면에 결합한 뒤 세포막에 침입하는 데 이용된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남성이 여성보다 중증화하기 쉬운 이유는 남성호르몬의 작용이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 ADT가 예방과 치료의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전립선암에 걸리지 않은 남성감염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베네토주 전립선암환자를 대상으로 ADT를 실시한 5273명과 실시하지 않은 3만7161명을 비교한 조사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는 각각 4명과 114명이었다. 이 가운데 중증은 1명과 31명, 사망자는 0명과 18명이었다.